합격후기

(66세/남) 우공이산
작성자 : 엄재완      작성일 : 2021-02-04 08:27:07      No : 2780

  202123일 수요일, 드디어 전기 기능사 필기 시험에 합격했습니다.

  시험장에서 60문제를 다 풀고 나서도 자신이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한 후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. 점수와 함께 푸른 글씨로 꿈에도 그리던 합격이라는 글자가 눈에 클로즈업 되어 들어옵니다. 온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쁩니다.

  두어 달 전 제가 전기 기능사 공부를 하겠다고 모 학원 문을 두드렸습니다. 상담 직원은 제 나이가 56년생 65세란 걸 알자 연세도 있으신데 전기는 좀 그렇고 취미 겸 조경 쪽 공부가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전기기능사 전기 이론 부분에 대한 기출 문제를 보여주면서 말이지요.

  사실 난 전기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. 중학교 물상 시간에 배운 옴의 법칙이 전부 다입니다. 또 수학이나 물리 화학 대신에 인문과목을 좋아했습니다. 그렇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. 학원에서조차 따라오지 못할 것이라 여기고 나 역시 자신이 없었습니다  방법을 찾다 인강을 뒤진 던 중 전 병칠 선생님 강의를  접하게 되었습니다.
  선생님 책을 받은 날이 1210일입니다. 전기가 어렵긴 어렵더군요. 첨엔 선생님 말씀대로 강의를 세 번 정도 들으면 뭐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. 하지만 세 번을 듣고 나도 안개 속이었습니다. 강의를 들을 땐 이해가 가지만 돌아서선 그 공식을 머리 속에서 인출을 해내지 못합니다. 나이는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.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강의를 다시 듣는 수밖에 없습니다. 강의를 일곱 번 들을 때까진 회수를 세었는데 그 이후론 얼마나 더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되풀이 하였습니다. 책에 손때가 꼬질꼬질하게 묻고 강의를 수없이 듣자, 나중엔 , 저 순간이 되면 저 말을 하겠지.’라고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. 공식도 제 방식으로 만들어 외울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. 즐거움 중엔 역시 먹는 즐거움이 최고지. FUN=EAD, 어린 아이의 엉덩이 W=KIT 따위로 말입니다.

 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자  제 눈에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 여자 화장실의 여자가 女子가 아닌 勵磁, 뉴스에 나오는 대전시가 大田에서 帶電으로 들리기 시작하더군요. 급기야 며칠 전엔 TV채널 jTBC가 서셉턴스, 홈쇼핑 방송 ns홈쇼핑이 120 f/p로 보이더니 어제 마침내 합격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되었습니다.

  우공이산이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. ‘어리석은 노인네 우공(愚公)이 산을 옮긴다고 남들이 볼 때 어리석은 일로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하면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지요. 필기만 합격하였을 뿐인데 자녀들은 아니 울 아부지가 66세 저 연세에?’라고 놀라워하며 아내도 고등고시에 합격한 것처럼 기뻐합니다.

  전 병칠 선생님은 우리 가족들 모두의 스타이십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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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담당교수 2021-02-04 09:00:30 안녕하세요.

    글을 읽는 내내 기쁜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.
    훌륭한 일을 해 내셨고 존경받아 마땅합니다.
    잘 해내셨습니다. ^^*
  • 변상규 2021-02-07 05:35:11 공유, 공감
    "음, 저 순간이 되면 저 말을 하겠지"
    건강하시고 성투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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